휴이온 측에서 국내 그래픽 타블렛 시장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이벤트다 할인이다 하며 많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요즘입니다. 저는 지난 2019 경기국제웹툰페어 프로모션 행사 기간 중 휴이온의 KAMVAS PRO 20을 구입하며 좋은 기회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도 보니 또 한창 할인 행사를 하고 있네요.

 

현재 국내 타블렛 시장에서는 "제대로 그릴 거면 무조건 와콤!", "듣보잡 업체꺼는 무조건 걸러라", "잠깐 쓰다 버릴 거 아니면 와콤 써라", "그런 걸로는 그림 못그린다" 등등 무조건적인 와콤 찬양과 여타 업체 무시 풍조가 심한 상황입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작가가 와콤 쓰니까 그만큼 전문적으로 그리려면 와콤 써야만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이고, 타 업체들의 기술력이 지금보다 현저히 떨어지던 시절의 인식을 갖고 있는 일부 일러스트레이터가 안 좋은 평가를 한 것이 오래 이어져 오고 있는 상황이죠.

 

휴이온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여러 행사에 참여해 인지도를 높이고 저렴하게 할인 판매해 '속는 셈 치고 한 번 사볼까?' 하며 구입하는 이용자를 늘리는 전략을 짠 모양입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이 비싼 와콤의 대체 수단으로 휴이온을 써보고, 이게 생각보다 좋다고 주변에 추천해주는 과정이 되풀이되면 수년 뒤에는 대표적인 보급형 액정 타블렛이라 불리며 중저가 타블렛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저 역시 그러한 휴이온 홍보 전략에 낚인(?) 한 명의 이용자로, 리뷰까지 아름답게 작성하면 100점까지 모범 이용자가 되겠지만, 저는 제품을 소개할 때 마냥 듣기 좋은 소리만 늘어 놓는 타입은 아니니 한 80점 정도 짜리 이용자가 되기로 하겠습니다.

 

 

 

1. 디스플레이

 

선전 스펙을 보면 '100% sRGB, 1670만 Color & 178도 시야각'으로 표시가 되고 있는데, 실사용해보면 조금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우선 '물빠진 색감' 여부에 관해서는, 처음에는 생각보다 괜찮다고 느꼈는데 보호 필름을 씌워 버리니 생각만큼 별로인 색감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걸 벗기고 쓰자니 화면 질감이 아쉽고 잔기스가 생길 테고, 붙이고 쓰자니 색감도 별로고 전체적으로 뿌옇고 시야각이 좁아지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원상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니 딱히 디스플레이 탓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보호 필름은 휴이온코리아 공식 몰에서 추천/판매하는 제품이며 제가 살 때는 아예 붙여서 쓰라고 사은품으로 제공 받았을 정도이니 평가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필름을 제외하고 볼 때는 어지간한 흔한 10만원대 보급형 모니터들과 대동소이한 화질입니다. 설정에 들어가서 사용중인 모니터와 유사하게 색감 조절해주면 봐줄만한 수준은 됩니다. 

 

 

2. 펜

 

휴이온 펜은 펜심이 힘을 가하면 쑥 눌려 들어가는 타입이라 일반 펜이나 와콤 펜에 익숙한 분들께는 다소 적응에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의 단점인지 필압 변화 중간에 급격한 변화가 주어지는 구간이 있는데, 이는 드라이버 설정에서 다소 조절은 가능하지만 완벽하게 보정할 수는 없어 보였습니다.

 

펜 사이즈는 와콤 인튜어스와 비슷해 손에 쥐기 편한데, 무게는 가벼워서 와콤 펜을 쓰던 분들 중에는 너무 가벼워 힘 줘서 그려야 한다며 싫어하는 분도 있는 모양이었는데 제가 써보니 그 정도까지 과장된 수준은 아닙니다. 제가 쓰던 인튜어스5 펜 기준으로 보면 17g과 14g으로 고작 3g 차이입니다. 저는 평소 34g 짜리 cross 볼펜을 쓰는데 거기에 비하면 17g이고 14g은 그냥 도토리 키재기죠.

 

펜 기울기가 인식되는 기종이라 기울기 적용되는 포토샵 펜툴 사용시 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만, 제 제품 뽑기운이 안 좋은 건지 아니면 휴이온 성능의 한계인지 종종 기울기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튑니다. 손바닥 아랫면과 옆면을 화면에 대고 동일한 기울기로 위에서부터 쭉 그어 내려오는데 수차례 기울기가 튀면서 선이 똑바로 안 그려지고 멋대로 구불구불 휘어 버리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 부분은 계속 지켜보며 확인할 생각이니 사용 현황이 궁금한 방문자 분은 댓글 달아주세요.

 

 

3. 선 떨림

 

덜덜 떨린다고 해서 지터(jitter) 현상이라고도 불리는 모양입니다만, 선을 천천히 그을 때 얼마나 깨끗하게 그려지는가로 떨림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 떨림의 원인은 딱히 기기의 센서 문제만이 아니라 사용자의 실제 손 떨림의 영향도 받으나 그것도 어느 정도이고 일관적인 떨림이 보이면 기기 문제라고 볼 수 있겠죠.

 

그림 소프트웨어상 보정을 하지 않은 상태로 통상적으로 쓰지 않을 매우 느린 속도로 자를 대고 그려보니 약간의 떨림이 느껴졌는데, 평범한 속도로 그리니 반듯하게 표현되어 자를 사용한 테스트에서는 합격점을 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를 대지 않고 평범하게 천천히 그리면 선에 미묘한 떨림 흔적이 남습니다. 그 떨림의 정도는 인튜어스 시리즈 와콤 타블렛보다 약간 심한 느낌입니다. 공식에서 지터 개선 펌웨어를 제공하고 있어서 설치해봤는데 이게 개선이 된 건지 미묘합니다. 손떨림 보정을 10 정도 넣고 쓰면 지연도 별로 없고 깔끔하게 선이 그려지긴 하니 문제는 없는데 보정 0으로는 만족스러운 선이 안 나올 것 같습니다.

 

이건 개인 사용 경험의 부족일 수도 있으니 이 부분도 계속 써보면서 두고 보겠습니다.

 

위는 보정0, 아래는 보정10. 0보정은 여기저기 떨림이 보임.

 

4. 그 밖에.

 

화면 좌우에 달린 익스프레스 키와 터치바는 처음엔 19.5인치라는 사이즈에 익숙하지 않아 위치가 불편하게 느껴졌는데 하루 써보니까 몸에 익혀지네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지금은 없으면 불편한 상황입니다.

 

타블렛 드라이버에 내장되어 있는 좌표 보정 기능은 솔직히 보정을 하면 할수록 위치가 이상해지는 느낌입니다. 기본 상태로 두면 모서리와 테두리에서 위치 왜곡이 생겨 보정을 해보니 왜곡의 정도가 더 심해졌습니다. 결국 초기화해서 기본 상태로 돌려 놓고 가급적 상하좌우 끝에서 몇 센티미터는 떨어뜨리고 쓰고 있습니다. 왜곡은 다른 타블렛에서도 발생하는 문제이니 이것만 가지고는 지적거리가 안 되지만 보정 기능이 재 역할을 못하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스탠드는 타블렛 액정과 나사로 결합되는데 처음엔 뭐 이리 원시적인가 싶었는데(모니터의 경우는 틀에 딱 맞게 꽂아서 고정시키는 방식이 많음) 쓰다 보니 딱히 스탠드에서 뺄 일도 없거니와 나사로 확실히 조여서 고정하는 것이 맞더군요. 타블렛이 스탠드에 고정되면 억지로 흔들면 흔들리기야 하겠지만 실사용에서는 흔들림 못 느끼고 안정적이었습니다. 기울기 조절도 잘 되고 책상에 두고 쓰기엔 기본 제공 스탠드 하나면 만족스럽습니다. 생각보다 크기가 크니 공간 활용 생각하는 분들은 모니터암 사용도 고려해볼만 합니다.

 

 

Posted by 빈둥거리는 포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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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ㅇ 2019.10.06 17: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 떨림이나 튕김 같은 현상 해결하셨나요? 전 드라이버 재설치 후 선 떨림이 더 심해졌네요

    • BlogIcon 빈둥거리는 포이카 2019.10.07 1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펜 기울기 튕김 현상은 일시적인 소프트웨어 오류였던 것 같고 현재 클립스튜디오에서 문제 없이 동작합니다.

      선 떨림은 그냥 클립스튜디오 떨림 보정 10 넣고 쓰기로 했습니다. 그 정도만 넣으면 반응 속도가 심하게 느려지지도 않고 떨림 보정 해줘서 그럭저럭 만족스럽게 나오네요. (드라이버 업데이트로 해결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