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번역판 제목 '이 게임 폐인이 사는 법'은 제가 2년 전 블로그에 맘에 드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던 작품인데 설마 애니화가 될 줄을 상상도 못했습니다. 작품성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이 작품의 애니화가 되기 힘들었던 이유는 2년 째 연재 중단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편집부에서 말하기를 작가의 건강 문제로 휴식중이라고 하는데, 그게 벌써 2년째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자세한 근황 이야기가 없어서 작가의 실제 컨디션이 어떤 상태인지는 모르지만, 초기부터 작가 후기를 쭉 봐 온 팬 입장에서 볼 땐 작가의 육체적인 컨디션 문제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 정신적으로도 만화를 그리는 것이 힘든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추측을 해보게 됩니다.


그런 작가의 작품이 설마했던 애니메이션화라니...





작품 분량 자체는 충분히 애니메이션 1쿨 분량은 넘지만, 인물 관계는 잔뜩 꼬아놓고 전혀 풀지 않은 상태로 연재 중단 상태라서 원작 그대로 애니화가 된다면 어중간한 시점에서 중단될 것 같아 뒷맛이 썩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전 제 추천글에서도 적었다시피 이 작품은 게임 마비노기에서 많은 설정을 가져온 마비노기풍 작품이라 그 시절 게임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20-40 세대들에겐 재밌는 작품이 될겁니다. 요즘 워낙 게임 소설, 게임 만화가 널려 있어서 이 작품도 그런 흔한 작품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어 감상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어 버리는 분들이 계시다면 편견을 버리고 접해보시길. (단, 등장 인물들이 이미 연령이 있는 사회인들이거나 예비 사회인들이기 때문에 10대 여러분들에겐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 많은 작품입니다.)


공식 사이트: http://netoju.com/close

Posted by 빈둥거리는 포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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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comico에서 인기리에 연재되다가 '작가의 건강이 나빠 휴재한다'는 공지가 올라오고 이후로 1년째 연재가 되지 않는 작품이 있습니다.


한국 comico에도 번역이 되어 올라왔기 때문에 웹툰 많이 보는 분들은 아실지도 모를 이 작품은 'ネト充のススメ(국내 번역판 제목은 '이 게임 폐인이 사는 법')'이라는 제목입니다.


연재 중단된 이후 작가 블로그에 올라온 장문의 글에 의하면 '예전보다 몸이 좋지 않다고 느껴왔다', '지금까지 정신력으로 참아왔지만 더는 기합만으로는 어쩔 수 없다'며 중단 이유를 밝히고 있는데요. 이후 '일어서 있는 것만으로도 괴롭다'라고 해서 위독한 병에 걸렸나 싶은 대목이 있습니다만 이후 '집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다', '독자 코멘트에 압박을 받은 건 아니다' 등등의 여러 대목에서 스트레스성 탈진 상태로 추측되는 표현이 들어 있었습니다. 연재 중단 시기가 단행본 2권 발매 직후란 점도, 그간 억지로 버티며 연재해나가다가 2권 발매되어 나오는 걸 보고는 '난 할 만큼 했다. 이제 좀 쉬자!'는 생각이 강해져 펜을 내던진 것이리라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그 휴식 기간이 몇 주도, 몇 달도 아니라 설마 했던 1년 이상일 줄이야! 상상 이상으로 스트레스가 심했던 모양이네요.


2권 샘플 이미지



그랬던 이 작품에... 팬들 사이에서 어제부터 '어떤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주부터 연재가 재개될지도 모른다고... 휴재 1주년이 된 기념(?)으로 댓글을 달러 온 팬들이 '휴재 마크'가 지워져 있는 것을 눈치챈겁니다. 운영의 실수로 지워진 것인지, 정말로 재개되려는 움직임인지, 그것도 아니면...?


1년이라는 충분하고도 넘칠 시간을 주며 기다려 주었으니 운영 입장에서는 슬슬 작품 폐지시켜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이고, 작가가 중병에 걸렸던 것이 아니라면 이제는 정말로 돌아와줘야 할 시기이기도 합니다.


과연 '휴재 마크'가 사라진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가! 다음주 답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Posted by 빈둥거리는 포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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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빈둥거리는 포이카 2016.08.02 22: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 들어가보니 휴재가 붙어 있습니다.

책으로 발매된 1권 샘플 이미지

 



제목은 'ネト充のススメ'이라 하는데, 우리 말로 바꾸면 '넷충의 권유', '넷충의 추천', '넷충이 되자'가 됩니다. ネト充(넷충)은 일본 속어인 リア充(리얼충)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풀어 쓰면 '인터넷 생활에 충실한 자' 라는 뜻인데요. 결국 이 작품 제목의 의미는 '인터넷 폐인이 되자' 정도려나요.


이 작품은 본래 일본 만화 사이트 COMICO에서 연재하는 작품인데, 한국 코미코에서도 번역되어 '이 게임 폐인이 사는 법'이란 제목으로 연재되고 있습니다. 번역판의 연재 속도는 1년분 늦게 원판과 같은 속도로 진행되고 있더군요. (일본어 원판 최신 연재분: 68회, 번역판 최신 연재분: 24회)



추억의 마비노기를 닮은 작품 설정


이 만화는 제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가 가득한 작품이었는데, 대표적인 예가 배경이 되는 게임이 옛 추억이 가득한 '마비노기'를 빼닮았다는 것. 초반부 연재를 보면 시작 마을의 분위기가 마비노기의 시작 마을인 티르코네일을 닮았고, 퀘스트 획득 시 하늘에서 부엉이가 퀘스트 스크롤을 던져 준다는 것도 똑같으며, 던전 보스방 구조와 시스템이 완벽하게 똑같습니다. 주인공이 무기점을 찾지 못하고 헤맸던 이유가 마을 외곽에 위치했기 때문인 것이나, 무기상으로 가는 길에 나무 다리가 있는 것 등도 마비노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부분. 그 밖에도 여러모로 마비노기스런 요소가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저도 마비노기 서비스 초기에 주인공이 소속된 길드처럼 소규모 길드에서 길드원들끼리 파티를 짜고 놀러 다니거나, 티르코네일에서 신규 유저들을 돕거나 하면서 다른 유저들과 친목을 다지는 플레이를 했었기에 작품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야말로 예전의 '우리들' 이야기였죠.



게임 속 인간 관계


이 작품의 볼거리는 단지 게임을 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여러 우연이 겹쳐 게임 속에서 알게 된 인물들과 현실에서도 얽히게 되면서 발전하고 변해가는 인간 관계와 그 과정에서 여주인공이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가는 것입니다.


작품 속 주인공이 속한 길드는 어쩐 일인지 길드 내 연애를 금지하는 룰을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복선을 깔아 두어 과거에 길드 내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을 내내 알려주고 있죠. 표면상으로 금지하는 이유는 '마음에 품고 있는 상대가 다른 사람과 파티를 맺고 노는 것 만으로 질투하게 되거나, 상대가 접속하는 것만 기다리며 다른 길드원과의 교류를 소홀히 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하고 있는데, 어떤 뒷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 현실의 이야기를 파고드는 것은 매너 위반이라는 대목도 있었는데 친목 길드에 속했던 입장에서 상당히 공감이 가더군요. 제가 마비노기에서 처음 속했던 길드는 좋게 말하면 길드원끼리 숨김이 없었습니다. 어디 사는 누구이며, 나이는 몇 살이고 성별은 어떻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길드원끼리 다 알고 있어야 친하다고 생각하는 곳이었죠. 가족처럼 화기애애하고 따뜻한 길드였지만 '현실은 현실, 게임은 게임'이라고 구분하고자 했던 제겐 조금 고통스러운 곳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당시 길드원들의 닉네임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정도로 모두 좋아하는 사람들이었지만, 현실과 경계가 옅은 그 길드에선 편치 않은 일도 많았고, 마지막에 그 길드를 떠났던 것도 그것이 원인이었기에 가슴 아프기도 합니다.



넷카마와 넷나베


이 작품의 여주인공은 넷나베(ネナベ · 인터넷에서 남자 행세를 하는 여자)라 부르는 게임 속에서 남자 캐릭터를 쓰는 플레이어입니다. 마찬가지로 등장인물 몇 명이 넷카마(ネカマ · 인터넷에서 여자 행세를 하는 남자)거나 여주인공과 마찬가지로 넷나베인데, 이런 플레이어들은 사실 제법 흔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알아보기 힘들 뿐이죠.[각주:1]


본 작품의 등장인물들처럼 상대방을 탐색하는 데 조심하다가 성별을 오해하고(오해받고) 그대로 관계를 이어가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성별로 인한 선입관을 지우기 위해 실제 성별과 다른 캐릭터를 고르고 이성처럼 행동하는 사례도 있고, 게임 내 아이템을 목적으로 이성을 연기해 다른 유저들을 노리는 악질도 있어 넷카마·넷나베도 타입은 제각각입니다.


하지만 악질적인 타입의 유저들로 인해 커뮤니티가 떠들썩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넷카마·넷나베에 대한 인식은 썩 좋지 못하죠. 딱히 속인 것도 아니고 조용히 플레이하고 있었을 뿐인데 우연한 기회에 성별이 알려지게되자 멋대로 '속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마녀사냥을 하기도 합니다.



마무리


최근, 게임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제법 흔합니다만 이 작품은 캐릭터 육성이나 전투 중심이 아니라 친목 길드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와 인간 관계에 촛점이 맞춰진 작품이라 레벨 올리고 레어 아이템에 목숨 거는 기존 스타일의 작품에 질린 분들도 재밌게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본어 판 : http://www.comico.jp/articleList.nhn?titleNo=27

한국어 번역판 : http://comico.toast.com/titles/72




  1. 단지 이성 캐릭터를 선택했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부르는 건 아니고, 성별을 속이거나 오해받는 상황이 벌어질 때만 이런 표현이 쓰입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빈둥거리는 포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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