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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5.26 일본어, 직업을 의미하는 何屋さん(~집 씨). (3)



최근 제가 즐겨보는 일본 소설 [薬屋のひとりごと]를 우리나라 일부 작품 팬들이 '약방의 혼잣말'이라고 번역해서 읽는 것을 알고 놀랐습니다.


아마 최초로 이 작품을 국내에 소개한 팬이 어설픈 일본어 실력으로 중의적 단어인 薬屋를 사전상 첫 번째 의미로 직역한 것이 퍼진 것이 아닌가 추측되는데, 이건 해도 너무하네요.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약방이 혼잣말한다는 것이 얼마나 엉뚱한 표현인지는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간혹 미스터리나 판타지 작품 중에 '무생물'이나 '개념'에 영혼이 깃들어 사고한다는 설정이 주어지기는 해서, 자칫 이러한 번역 실수를 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은 그런 초현실적인 설정의 작품이 아닙니다.


민중서림 엣센스 일본어사전을 참고하면, 일본어에서 屋(야)의 의미는 명사의 접미로 쓰여 '그 직업을 가진 집, 전문가, ~쟁이'라 뜻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예를 들면 さかな屋(사카나야)는 명사 さかな(사카나 = 물고기)에 접미로 屋(야)가 붙어서 '생선 가게'라는 의미와 '생선 장수'라는 의미를 동시에 뜻하는데, 어느 쪽 의미로 사용되었는지는 문장의 앞뒤 문맥을 살펴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생선 가게에서 생선 한 마리를 샀다'라는 문장이라면 당연히 さかな屋는 생선 가게라는 의미로 쓰인 것이고, '생선 장수에게 거스름돈을 건네받았다' 라는 문장이라면 さかな屋는 생선 장수가 되는 것입니다. 생선 가게가 거스름돈을 줄 수는 없죠.


薬屋のひとりごと도 위 예시와 마찬가지입니다. 약방은 혼잣말을 하지 못합니다. 일단 제목에서부터 薬屋는 약방이 아니라 약사란 것이 명백한 상태이죠. 그리고 작중 본문에서는 薬屋가 어떻게 쓰였나 확인해보면 더더욱 그 의미가 명확해집니다.


인터넷 소설 연재 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연재된 30회 중간을 보면 '本人はいたって普通の薬屋である。'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만약 여기에 나온 薬屋을 약방으로 번역하면 '본인은 어디까지나 보통의 약방이다.'가 되어버립니다. 사람이 약방이 되어 버린 것인데 이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죠. 그래서 올바른 번역은 '당사자는 어디까지나 평범한 약사이다.'가 맞는 겁니다.


30회까지 갈 것도 없이 1회만 봐도 훌륭한 예문이 나오는데, '基本は真面目、それが元薬屋猫猫である。'라는 문장을 번역해보면 '(직역)기본은 성실한, 그것이 원래 약사였던 마오마오이다.' -> '(의역)약사였던 마오마오는 기본적으로 착실한 성격이다.' 정도로 번역됩니다. 여기서 약사를 약방이라고 오역해버리면 마오마오라는 이름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의지를 가진 영적인 상점 건물이 되어 버립니다. 작품 장르가 달라지죠.


추측건대 최초 작품 소개자는 일본어를 할 줄 모르지만 자동번역기를 통해 일본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는 부류이거나 일본어를 단순 책 암기식으로 배운 부류일 것입니다. 어느 쪽이건 간에 일본어에 익숙지 않은 초보자인 것은 분명하네요.


일본어를 공부 중인 학생분들은 이러한 실수를 벌이지 않게 지나치게 암기식 학습을 하지 말고 실제 활용되는 것을 많이 접할 수 있는 일본어 원문 독해를 많이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처음에는 어린이 그림책부터 시작하고 서서히 동화책과 초등학교 교과서로 수준을 높혀가는 학습법이 최고입니다. 여러분이 어려서 한국어를 배웠던 순서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외국어를 가장 올바르게 학습하는 방법입니다. 단어 암기, 문법 암기 따위의 학습법으로만 배워서는 언제까지고 언어에 친숙해질 수 없고, 저런 기초적인 실수를 하고도 실수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수준에 머물게 될 겁니다.



ps. 이 작품의 제목은 왜 중의어인 薬屋를 선택했을까? 


일본에는 따로 약사를 뜻하는 단어가 없어서 薬屋를 쓴 것은 아닙니다. 이 작품의 소개문에는 '薬師をやっていた猫猫' 라고 적혀 있는데 해석하면 '약사를 하고 있었던 마오마오'가 됩니다. 여기서는 약사를 薬屋가 아니라 薬師라고 쓰고 있습니다. 약 약 자에 스승 사 자를 써서 우리말에서도 흔히 쓰는 그 약사와 동일한 한자어가 일본에도 있기는 한 겁니다. 이 薬師(くすし, 쿠스시)라는 단어가 뜻하는 직업은 과거 약사와 의사 구분이 없던 시절 '의사'를 뜻하는 단어로 쓰던 표현인데 현대의 일본 법률상, 사전상으로 현재는 쓰지 않는 옛말로 취급되고 있으며, 薬師(やくし, 야쿠시)라고 하면 불교의 약사여래부처님의 약어로 쓰이고 있기도 해서 이 단어로 제목을 쓰면 의미가 이상하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약사여래의 혼잣말...)


또, 약사를 뜻하는 현대 일본어로 薬剤師(やくざいし, 약제사)가 있는데, 이 표현은 의약 분업이 된 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작중 배경이 산업화 이전의 중국풍 중세 배경이라 작가가 제목을 지을 때 제외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아니면 단순히 발음상 薬剤師(야쿠자이시)보다 薬屋(쿠스리야)가 부드럽고 친숙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고요.


일본의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 약사를 薬師로 쓰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작가도 작품 소개에서 썼으니) 직업의 제대로 된 명칭을 모르는 사람들이 쓰거나 약어처럼 쓰는 표현이며, 보통은 '직업 그 자체를 부를 때'는 薬剤師(약제사)로, 어디어디 상점가에서 '약방을 하는 사람'이라는 뉘앙스로 부를 때는 薬屋로 부릅니다.

Posted by 빈둥거리는 포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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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뭐야 2019.08.10 0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람 이 근거없는 ♪♪♫같은 몰아붙이기

  2. 뭐야 2019.08.10 0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번 막써서 못지우네요, 약방이 아니라 약사를 옹호하는 쪽이셨군요, 제대로 본문안읽고 악플달아 죄송합니다. 위키에서 대충 훑다가 오해했어요 정말 미안합니다

    • BlogIcon 빈둥거리는 포이카 2019.08.11 02: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첫 한두줄만 읽었어도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 건지 알 수 있었을 텐데... 어디서 링크 타고 들어오셔서 본문 읽지도 않고 댓글 다신 것 같군요. 다른 글까지 찾아가 다신 악플은 삭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