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커스터마이징 잡담을 쓰고 나서 떠올린 건데, 커스터마이징 자유도가 높아진 요즘 게임의 캐릭터를 보면 그 플레이어의 외모 취향을 크게 느낄 수가 있습니다. 여성 캐릭터라면 강아지상을 좋아하는지 고양이 상을 좋아하는지.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지 청순한 것을 좋아하는지 섹시한 것을 좋아하는지.


워낙 자유도가 높다 보니 가끔은 다른 분들의 캐릭터를 보며 깜짝 놀라기도 하는데, 얼굴은 넓적하고 턱만 뾰족하며 눈꼬리는 귀신처럼 치솟고 색조화장을 떡칠한 것처럼 얼굴이 컬러풀한데 이쁘다고 여기저기 스크린샷을 찍어 올리는 분들도 있는 겁니다. 웃기려고 예능 캐릭터를 만든 것이 아니라 정말로 진지하게 맘에 들어하는 것이죠. 그런 걸 보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 수 만큼이나 다양한 취향이 있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그리고 제 주변 지인, 친구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이성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할 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은근하게 자기 얼굴과 닮은 느낌을 풍기게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한 텔레비전 방송에서 합성한 이성의 사진 여러 장을 늘어 놓고 호감이 가는 사진을 택하라고 했더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얼굴로 합성한 사진을 골랐다는 '인식 테스트'를 소개했었는데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에도 이러한 요소가 적용되는 모양이었습니다. 분명 외형은 이성의 모습인데 묘하게 그 플레이어의 얼굴이 떠오르는 부분이 있어 재밌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쩌면 제가 만든 캐릭터도 보는 이에 따라서는 괴팍하게 생겼다고 여길지 모르고, 실제 제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블로그 메인 썸네일용 이미지 (몬스터 헌터 월드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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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3D 게임, 특히 온라인 게임에는 캐릭터를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대부분 들어가 있어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서 개성을 뽐낼 수 있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게임에 따라서는 기본 프리셋 외형 몇 개에 약간의 헤어스타일과 색상 변경만 가능하기도 하지만, 세밀한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하는 게임들은 몰랐던 사람들이 보면 깜짝 놀랄 만큼 정교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기도 합니다.


국산 게임 중 커스터마이징으로 대표되는 게임은 바로 '검은사막'입니다. 2014년, 검은사막이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블레이드 앤 소울'이나 '테라' 정도가 막강한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갖추기로 유명했지만, 검은사막은 이를 월등히 앞선 어마무시한 커스터마이징을 들고 나왔습니다. 캐릭터의 뼈대와 근육의 형태까지 조절하여 정말로 현실에 있을 법한 사람다운 외모부터 만화 속 주인공이 튀어 나온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만화 캐릭터형 외모까지 못 만드는 외형이 없는 높은 자유도를 보여줍니다.


검은사막 커스터마이징 이미지 (구글 이미지 검색)



중국 게임 중에는 한국에서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천애명월도'가 정교한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하는 게임입니다. 중국 무협 게임이라 커스터마이징이 중국 현대풍 미인도에 나올 법한 외형의 프리셋을 제공하고 검은사막에 근접하는 수준의 세세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합니다. 게임 출시 시기를 생각해보면 아마도 검은사막의 커스터마이징에 영향을 받은 게임이 아닌가 싶은데, 어찌되었건 이 게임의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상당한 수준의 자유도를 보여주지요.


천애명월도 커스터마이징 이미지 (구글 이미지 검색)



온라인 게임은 아니지만 커스터마이징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임이 있는데, 바로 그 유명한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 되시겠습니다. 이 게임은 자체 내장된 커스터마이징은 무척이나 단조롭고 투박하지만(그래도 일반 게임에 비하면 조절 가능한 부위와 옵션은 많은 편), 스카이림은 플레이어가 게임 데이터를 변조, 추가 가능한 '모드(MOD)'를 지원하여 정말 한계가 없는 게임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의 끝을 보여줍니다. 현존하는 데이터 추출 가능한 모든 게임의 캐릭터를 그대로 복제해내는 것이 가능하고, 현대 3D 그래픽 기술 발전에 따른 여러 질적 향상 요소가 끊임없이 적용되어 출시 7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발전중입니다.


스카이림 커스터마이징 이미지 (구글 이미지 검색)


(그냥 커스터마이징으로 검색했는데 세 게임 모두 어째선지 여캐만 넘쳐납니다.)



음. 커스터마이징 게임 소개는 이쯤 하기로 하고. 제가 오늘 커스터마이징 주제로 잡담하게 된 계기는 어느 해외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소스를 구걸하는 모습과 그걸 듣고 능글능글거리며 거절하는 모습을 보고 세계 어디서나 똑같구나 싶었던 겁니다.


우리나라도 보면 게임 커뮤니티에 심심잖게 자기 캐릭터 이쁘고 멋있게 꾸미고 자랑하는 글이 올라오는데, 그런 글에는 꼭 구걸하는 사람과 시기하는 사람이 들러붙으며 대다수의 자랑꾼은 댓글만 구경하고 커스터마이징을 공유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커스터마이징을 자유롭게 공유하라고 만들어진 '커뮤니티 커스터마이징 게시판'에서도 자랑하듯 스크린샷을 올려두고 공유를 하지 않기도 합니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잘하는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자기가 만든 캐릭터를 애지중지하고 자랑스러워하며 독점하고자 하는 쪽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퍼뜨리려고 합니다. 이건 아마도 캐릭터를 대하는 자세가 근본적으로 다른 것에서 출발하는 차이일 겁니다. 고생해서 만든 캐릭터에 대한 소유욕인지 애정인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자기만의 것으로 독점하고자 하는 이들은 자랑만 하면서 공유하지 않는 것이고, 캐릭터 자체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캐릭터를 잘 만드는 행위'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잘 만들어 배포하면서 사람들에게 받는 칭찬과 감사에 희열을 느끼는 것입니다. 좀 비뚤어진 배포자들은 한정배포로 댓글과 추천을 유도하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꼴보기 싫습니다.


앞서 언급한 해외 커뮤니티 커스터마이징 공유 거절한 플레이어는 사실 게임 모드를 개발해 배포하는 사람인데, 훨씬 고생하며 만들었을 모드는 공유를 하면서 캐릭터는 자기만의 것으로 하려는 것에서 캐릭터를 향한 소유욕, 독점욕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자신의 작품을 공유하는 것이 생활화된 사람인데 공유를 안 하는 캐릭터라니 정말 많이 아끼나봅니다.



뭐 잡담으로 쓴 글이니 딱히 정보도 교훈도 없고, 결론낼 것도 없으니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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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도 초반까지만 해도 용산 터미널 쪽에도 거대한 게임 매장에 여럿 존재했었습니다. 지금은 터미널에 PC상가와 휴대폰, 디카 상점 뿐이지만 당시엔 가장 목 좋은 자리에 게임 매장이 큼직하게 자리하고 있어서 손님이 끊이지 않았죠. 신용산역 방면에서 나진상가로 넘어오는 지하도로엔 복제 게임CD를 판매하는 불법 상인들이 여럿 바닥에 앉아서 팔던 풍경도 잊을 수 없습니다. 지금도 살아 남아있는 도깨비상가 게임 매장쪽[각주:1]에선 하루종일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 오프닝을 켜놓고 있었던 적도 있었군요. 저는 주로 울티마 온라인 패키지와 게임 타임[각주:2]을 구입하러 용산에 다녔습니다.

 

국내 미정발 시절 비싼 돈 주고 산 해외판 울티마 온라인 확장팩

 

 

이 당시엔 게임 잡지가 지금보다 종류가 많았고, 잡지마다 게임을 끼워주는 것이 경쟁적이라서 어떤 게임들은 발매된지 몇 개월만에 잡지 번들로 등장하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나중엔 서로 게임 끼워서 잡지 파는 것은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정품 게임 번들은 수가 줄었는데 몇몇 잡지에선 그후로도 번들로 끼워넣었던 적이 있었죠.

 

충격의 악튜러스 번들. 우측 중간에 잡지사 이름이 찍혀있다.

 

 

아, 그리고 이때는 쥬얼CD라고 해서 발매된지 오래된 게임은 게임 패키지와 메뉴얼을 빼고 CD만 분리 포장하여 싸게 파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빠르면 6개월 이내, 늦어도 1년이면 대부분 게임이 쥬얼CD로 팔려서 뒤늦게 하고 싶어진 게임이 있으면 싸게 사서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달랑 CD만 판매하는 쥬얼 게임. 정작 사놓고 CD 비닐 포장도 안 뜯은 파랜드 시리즈. 

 

 

또 하나. 이 당시 게임 시장을 말아먹은 주요 원인 제공자 - WAREZ 사이트의 난무. PC통신에서 DSL인터넷 환경으로 변하면서 불법 공유 사이트가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서비스 도입 초기라 관련 법규가 없었는지 대응이 느려서[각주:3] 와레즈가 전멸할 때쯤엔 이미 국내 PC게임 시장은 폐허만 남은 상태였죠. 저는 국내 게임사들이 사업을 접거나 하나 둘 온라인 게임으로 전환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쓰다보니 더 옛날 이야기가 떠올라서 과거로 돌아가보면, PC통신 시절엔 아마추어 개발자들[각주:4]이 개발하여 자료실에 무료로 공개하는 것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소규모 팀이다보니 게임도 작고 소소한 것들이지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당시 했었던 게임 중 기억나는 것 하나는 지금 스마트폰 게임으로 개발해서 내도 성공할 수 있을 법한 단순하면서 중독성 있는, 아이디어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요즘은 이런 아마추어 개발자의 수가 많이 줄었고, 설령 있더라도 게임위 규제에 걸려서 등급 판정을 받아야 배포가 가능할테니 당시처럼 무료 배포되는 아마추어 게임은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

 

뭔가 이쯤에서 끝내기엔 결말도 없고 마무리가 어정쩡하지만 애초에 추억 이야기 주절거리는 내용이었으니 여기서 마무리하기로 하죠.

 

 

 

 

  1. 최근엔 안 가봐서 여기 규모가 어떤 상태인진 모르지만 여전히 찾는 사람들이 있나 보더군요 [본문으로]
  2. 초기 울티마 온라인은 결제 방법이 게임 타임(90일 이용권)을 사서 키를 입력하면 계정이 연장되는 방식이었습니다. 국내 정식 발매되지 않았을 땐 패키지 가격이 7만원 수준으로 이 당시 환율로 생각해보면 무척 비쌌습니다. [본문으로]
  3. 사실 지금도 토렌트를 통해서 발매된지 하루이틀만 지나면 정품 크랙버전이 나돌고 있으니 그때와 달라진 점이 없는 실정이죠. [본문으로]
  4. 이들중 일부는 개발자 1세대가 되었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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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스타 2013.11.25 14: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새는 게임 규제다라고 해도 전체 이용가라면 게등위 등급 안받아도 되요.
    다만 전체이용가가 아닌 등급은 받아야 하는 건 여전하지만요(12~15세) 19세는 굳이 말 안해도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건 아실테고.(..)
    요새는 모바일 쪽은 자율규제니 뭐니 하면서 풀어주는데 이런걸 악용하는 회사도 있지요. 예를 들면 언리쉬드라는 게임이라던지...

    • BlogIcon 빈둥거리는 포이카 2013.11.25 18: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그렇군요. 전체 이용가는 안 받아도 되는지 몰랐습니다.

      자율규제를 악용하는 업체가 있으니 철폐가 논의되고, 실제 철폐가 되어도 게임 업계에선 할 말이 없어집니다. 언리쉬드 영자 긱스는 업계는 어찌되든 지 알바 아니고 규제당하면 해외로 옮겨서 서비스하겠다는 입장이니 욕을 먹죠.